1) 슈타이들 빌은 책 배포, 책 기록, 제작자용 숙박 시설, 책 제작 시설 등 책과 관련해서 모든게 있는 건물들이 모인 곳이다.
디스콰이엇이 프로덕트 배포와 만드는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제공하고 있으니, 오프라인으로 숙박과 제작을 겸할 수 있는 공간까지 한 번에 제공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재밌을까? 메이커들이 깊이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
2) 글자 하나, 색 하나, 일하는 과정에 매우 깊이가 있다. 퀄리티를 파고드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충만함을 느끼고 영감을 받는다.
3) Eat more plant. 채식 레스토랑의 셰프가 채소 좀 더 먹으라는 제목으로 매일 그린 채소 그림들을 엮은 책을 만들었다. Make more products 라는 책을 만들어도 재밌겠군 ㅎ
4) “디지털은 잊기 위해 만들어졌고, 아날로그는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나는 이 문장이 인상깊은데, 우리는 디지털 기기나 소프트웨어가 발전할 수록 우리가 가진 데이터들을 이전하고 있다. 원래는 친한 사람들의 전화번호 정도는 외웠으나, 모두 스마트폰 주소록에 들어가 외우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내가 배운 지식들을 까먹지 않기 위해 암기하곤 했으나, 필요한 지식들도 Perplexity로 검색하면 다 나온다. 우리가 기억하는건 어디에 저장했는지,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정도만 되도록 손쉽게 바뀌고 있다. 그에 반해 아날로그는 불편하다.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노트에 필기하는 것도, 그런 노트들을 정리하고 보관하는 것도 신경쓰지 않으면 순식간에 난잡해진다. 그리고 이것들은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아날로그는 당장 사용하고 없어질 것과 정말 나에게 중요한 것들로만 남기게 된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중요한 아날로그는 기억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것이 많다. 좋아하는 책, 여행가서 사온 피규어, 어머니가 사준 반지, 제빵 공부를 할 때 사용했던 도구 등등. 그래서 사람들이 디스콰이엇에 대해 기억할 수 있는 아날로그를 만들어 보고 싶다. 디스콰이엇과 관련된 굿즈들도 그중 하나고, 메이커를 위한 책을 만든다던지, 키보드에 사용할 수 있는 키캡을 만든다던지, 아니면 위클리 프로덕트 뱃지를 받은 프로덕트 메이커분들에겐 실물 뱃지를 드린다던지..
5) 슈타이들 전시 마지막엔 슈타이들이 만든 책들을 읽어볼 수 있다.
그중 ecotopia가 흥미로워서 읽었는데, 미래에 인류가 자연과 어떤식으로 융합될지, 혹은 현재 자연에 있는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등을 다룬다. 형식이 재밌었는데, Ecotopia의 에디터가 돌아가면서 자신이 촬영한 사진이나 어떤 이미지를 넣고, 이것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그러면 다른 에디터들이 질문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데, 이를 대화하듯이 구성했다. 실제로 책 앞부분에서 이메일, 팩스, 전화, 채팅, 대화 등 여러 소스를 모아서 대화하듯이 구성했다고 적혀있다.
이걸 보면서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들의 버전으로 해보면 어떨지 상상해봤다. 한 20명 정도 프로덕트 장인들을 모아두고, 각자 인상깊게 본 프로덕트나 자신이 만든 프로덕트에 대해 돌아가면서 대화하는 형식의 컨텐츠. 아마 많이 읽히진 않을텐데, 프로덕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존재 만으로 영감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그런 컨텐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스티브잡스의 Make something wonderful 처럼.
좋다..
도언님의 진정성이란 뭔지 와닿으며 읽었네요. 잘 읽었어요 :)